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대웅제약, 균주 출처 명확히 밝혀라" 주장.."보건당국 허가체계 개선" 요구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1일 “대웅제약 보툴리눔톡신제제의 균주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대웅제약의 보툴리눔제제 개발 과정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법적 대응은 쉽지 않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이날 정 사장은 서울 서초구 메디톡스 서울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의 균주 공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지난달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대웅제약이 등록한 보툴리눔 균주의 염기서열을 확인한 결과 해당 균주의 유전체 서열 중 독소 및 관련 염기서열 1만2912개 전부 메디톡스 균주와 100% 일치했다”며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빼돌려 보툴리눔제제를 개발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한 바 있다. 유전체 염기서열은 특정 생물체를 나타내는 고유한 식별표지를 말한다. 해당 생물체가 무엇인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알 수 있도록 하는 바코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 보툴리눔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입장에서 잘못 흘러가는 것에 대해 진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심증적으로 갖고 있는 의혹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는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균주는 원료물질을 만드는 기본이다. 기원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세계적인 제품도 될 수 없다. 그러나 대웅제약의 균주 출처가 불명한데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균주의 기원보다 완제품의 안전성·유효성이 중요하지 않냐는 지적에 정 대표는 제조공정보다 균주가 더 중요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정 대표는 “좋은 우유 제품을 얻기 위해 젖소와 제조공정 모두 중요하다. 좋은 젖소가 있어야 양질의 우유가 만들어진다. 현재 보툴리눔톡신제제 제품을 만드는 안전성과 유효성은 큰 차이가 없지만 대웅제약이 왜 홀 균주라고 주장하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홀 균주는 미국의 이반 홀 박사가 분리·동정한 균주를 말한다. 홀 균주는 현재 미국 위스콘신 대학과 앨러간, 메디톡스 등이 보유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과거위스콘신 대학으로부터 연구 목적으로 보툴리눔 균주를 가져와 상품화에 성공했다.
정 대표는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대웅제약이 2009년 균주 발견 당시에는 홀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홀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툴리눔 균주를 대한민국에서 찾았다면 빅 이슈인데 (대웅제약은) 큰 기밀인 것처럼 가리고 있다. 대웅제약에서 균주를 발견한 연구원이 있다는데 전면에 나오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법적 대응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게 정 대표의 견해다.
정 대표는 보툴리눔톡신제제 후발주자들의 도덕성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 약 10개 업체들이 보툴리눔톡신 사업을 한다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 심지어 브로커들이 균주를 팔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다”고 폭로했다.
정 대표는 보건당국의 허가체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사람들이 보툴리눔은 얼마나 위험한지 잘 모른다. 콜레라랑 차원이 다른 수준인데도 한 장의 페이퍼로 승인을 받는다. (허가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균주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 우리나라가 바이오강국으로 가려면 정확하게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웅제약 측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균주의 엄격한 관리를 요구ㆍ감독하고 있지만 제품화된 해당 균주들의 동일성 여부나 염기서열 등의 상세한 정보를 전혀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메티톡스의 의혹 제기는 메디톡스 파트너사의 불공정거래행위 등을 은폐하거나 경쟁사 글로벌진출 등의 선전을 방해하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과학적 레토릭으로 포장한 메디톡스의 주장은 국민의 안전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그 과학적 주장 역시 허구이거나 단순한 추측에 근거한 것으로 전혀 고려의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