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9년 만에 최저 수준…투자자들, 트럼프 변수에 연준 예상보다 금리인상 가속화 전망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내년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주목할 전망이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4.6%로 약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화하고 경제성장을 가속화해 저금리와 낮은 물가로 대표되는 현 시기가 전환기를 맞게 됐다고 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 달러화와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있으며 저금리와 낮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졌던 미국 경제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달 중순 의회 청문회에서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비둘기파’로 꼽혔던 제롬 파월 연준 이사도 “금리인상 조건이 갖춰졌다”고 말하는 등 연준 내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9년 반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1년간 추가 행동을 미뤄왔다. 재닛 옐런 의장이 실업률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며 비교적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기 때문. 그러나 지난달 실업률이 4.6%로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하고 비농업 고용 취업자 수도 17만8000명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이 견실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3.2%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양한 경제지표가 금리인상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시장은 이달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4일 열리는 개헌 국민투표가 변수로 남아있지만 금리인상 전망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미 내년 금리인상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연준은 내년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세 차례로 내다봤다. 연준의 공식 입장보다 시장 예측이 더 가파른 금리인상을 가리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연준이 당초 올해 4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했을 때도 시장 예측은 1~2회에 불과했다.
시장의 태도가 이렇게 바뀐 것은 트럼프 차기 미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 확대 정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미국 경제는 완전 고용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대형 경기 부양책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기 쉽다. 재정 확장과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가속의 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이미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측이나 연준 모두 달러화 강세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 금리인상의 변수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재정을 확대하면 일본이나 중국 등은 대미 수출이 늘어나서 세계 경제에도 플러스가 되지만 달러화 강세로 미국 제조업 경쟁력은 약해진다.
미국 차기 재무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므누신은 “앞으로 2년간 저금리가 계속되기를 바란다”며 금리인상 가속화를 경계했다. 제조업 재건을 우선순위에 둔 트럼프는 달러화 강세에 화살을 연준으로 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