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위치에 있는 전용폰 살리고자 가격 인하 선택
이동통신 3사가 중국 스마트폰의 국내 공략 강화와 알뜰폰 활약에 치여 출고가를 인하한다. 통상적으로 연말에는 시기적인 특성상 전략적으로 출고가를 내리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상대적으로 전용폰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리는 것이다.
7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일제히 전용 단말기의 가격을 내렸다. 중저가 전용폰 위주로 가격을 조정했는데, 중국 스마트폰과 알뜰폰을 견제하기 위한 관측이다.
이달 화웨이, 레노버, ZTE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3곳이 국내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고 본격 공략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이통 3사 가입자들이 알뜰폰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번호이동자 수는 2만920명으로, 전달보다 58.5% 급증했다.
SK텔레콤은 대표적인 전용폰 ‘루나S’의 출고가를 기존 56만8700원에서 49만9400원으로 낮췄다. 지난달 10~20대 고객을 타깃으로 출시한 한정판 ‘루나S 태권브이’도 59만9500원에서 53만200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SK텔레콤은 지난 중국 스마트폰의 국내 공략이 본격화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지난 10월부터 모두 6종의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인하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단말기 출고가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26일 전용폰인 갤럭시 ‘J7’의 출고가를 36만3000원에서 33만 원으로 내렸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도 전용폰 ‘H폰’의 지원금을 17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인상했다.
이통 3사는 또 공통으로 판매하는 애플의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의 출고가도 인하했다. LG유플러스가 먼저 가격을 내리자 KT와 SK텔레콤도 순차적으로 출고가 인하에 합세했다.
현재 아이폰6S의 99만9900원에서 77만9900원까지 낮아졌다. 6S플러스의 경우 113만800원에서 89만9800원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SK텔레콤과 KT는 또 팬택과 논의를 통해 ‘아임백(IM-100)’의 출고가를 44만9900원에서 37만 원으로 인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달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지난달 알뜰폰의 성장 폭이 커지면서 국내 이통사들이 전용폰 위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아이폰은 이통사별로 판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서둘러 가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