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이후 한달 반 만에 최고치
12월 선물옵션 만기일인 8일 코스피가 ‘깜짝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양적완화 기간연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수출지표가 시장의 전망을 뒤엎고 호조를 보인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8일 개장과 함께 2000선을 넘기며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내내 상승세를 유지한 뒤 전날보다 39.18포인트(1.97%) 오른 2031.07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10월 25일 (2037.17) 이후 약 한달 보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상승은 대형주가 주도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전날보다 2.09% 올라 상대적으로 중형주(1.77%), 소형주(0.98%)에 비해 상승폭이 컸다. 실제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는 전날보다 5.66포인트(2.21%) 오른 262.00, KTOP30지수는 190.47(2.97%) 오른 6592.85에 마감하며 각각 1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의 상승은 8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양적완화 종료 기간을 연장조치나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CB 통화정책회의나 다음주 미국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 지켜봐야 하겠지만 시장심리 자체가 시장이 우려요인들 반영하면서 충분히 싸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흥국 쪽으로 대형 ETF가 많이 유입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 11월 수출지표가 예상과 달리 동월대비 5.9%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당초 시장 예상치 1.0% 감소 전망을 뒤집은 수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 것”이라며 “지수가 2000넘었음에도 차익실현 매물 다 소화하고도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은 240억원을 사들였다. 언뜻 봐서는 강한 매수세가 아니었지만 전기전자업종에서 1600억원 어치를 매도한 것을 제외하면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선물시장에서는 1조272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6573억원을 순매수했는데, 특히 기관 가운데 금융투자가 567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6513억원을 팔았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로 637억원, 비차익거래로 3219억원을 각각 사들여 총 385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선물시장 매수세로 기관의 프로그램매수가 유입되면서 전체 기관의 매수규모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증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철강금속(3.49%), 운수장비(3.29%), 의료정밀(2.90%), 증권(2.74%) 등 소재주 중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1.02% 오른 것을 비롯해 현대차(4.03%), 네이버(7.20%), 현대모비스(3.99%), 포스코(6.08%), 신한지주(5.58%), KB금융(6.09%), SK(3.67%) 등이 큰 폭으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국의 경기개선 기대감과 글로벌 유동성 기대감 등이 유효한 만큼 당분간 증시가 힘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고 있다. 서 연구원은 “당분간 철강, 화학, 반도체 업종 등이 증시를 주도해갈 것”이라며 “최근 흐름에 비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차익실현 정도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 지수는 6.10포인트(1.05%) 오른 584.62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