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기회의 땅’으로 여겼던 중국을 떠나고 있다. 더는 중국시장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 미국 기업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맥도날드 본사는 중국 맥도날드를 매각하기로 했다. 미국 사모펀드 회사 칼라일과 중신이 중국과 홍콩 맥도날드를 인수할 예정이다. 우버는 지난 8월 우버 차이나를 중국 토종기업인 디디추싱에 매각했다. 코카콜라는 지난달 중국 보틀링 사업을 현지 기업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인퍼내셔널페이퍼는 지난 3월 중국과 동남아 사업을 분사하기로 했다.
값싼 노동력, 가파른 경제 성장, 13억 인구 등 중국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그러나 중국 경제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지고 인건비와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속속 중국에서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중국 상공회의소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미국 기업의 32%가 중국에 대한 투자 확대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비율이다. 또한 응답 기업의 25%가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38%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차이나베이지북인터내셔널의 데렉 시저스 수석연구원은 “중국 시장이 급성장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중국은 경제적으로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돌시앤드휘트니에서 자문을 맡고, 중국에서 미국 법을 강의했던 고프리 산트 교수는 “중국 기업인들과 기업은 미국 기업을 사들일 만한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며 현 상황을 분석했다.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줄이는 것에 대해 그는 “중국을 떠나고 싶다는 의미로 읽을 수도 있지만 거꾸로 그만큼 중국 시장에 진출한 사업체를 사들이는 기업도 많은 셈”이라며 “중국 사업체를 파는 미국 기업들은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경우는 다르다. 이 회사는 여타 미국 기업과 달리 중국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워드 슐츠 최고경영자(CEO)는 6일 투자자 설명회에서 2021년까지 1만2000곳의 매장을 신설할 예정인데 이 중 5000개를 중국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스타벅스 매장은 미국에 1만3000개 있지만 중국에는 2500개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