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모집에 얹혀사는’ 캥거루족 75년 만에 최고

입력 2016-12-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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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독립할 시기가 지나도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층인 이른바 ‘캥거루족’ 비중이 40%에 육박, 7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부동산 데이터기업 트룰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8~34세의 젊은 미국인 중 39.5%가 독립하지 않고 부모나 형제, 다른 친척과 함께 살고 있다. 이는 1940년 이후 최대치다.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면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층 비중이 줄어들었던 이전 흐름과 달리 최근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일자리도 늘어났지만 캥거루족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층의 비중은 대공황이 끝나기 1년 전인 1940년 40.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이 비중은 계속 줄어들어 1960년 24.1%까지 떨어졌다. 2000년 중반까지도 캥커루족 비중은 31~33%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2005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젊은층이 독립 대신 부모와 사는 것을 택하면서 주택수요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하버드대학 주택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30세 이하 성인은 500만 명 늘어났으나 이 연령대는 20만 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상당수의 주요 도시에서 집세가 오른데다 모기지 대출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젊은 미국인들의 독립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트룰리아의 랄프 맥로플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어려움이 젊은층의 주택시장 진출을 영구적으로 막지는 않겠지만, 이들의 주택 소유를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에서 머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