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갤러리가 미래저축은행에 담보로 맡긴 미술품을 팔아 대출금을 갚았으므로 더 이상 채무가 없다며 소송을 냈지만 끝내 패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서미갤러리가 미래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서미갤러리는 80억 원의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서미갤러리는 2010년 8월 갤러리 소유 미술품을 담보로 맡기고 미래저축은행에서 80억 원을 대출받았다. 서미갤러리의 미술품을 담보로 보관하던 미래저축은행은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160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이 미술품을 담보로 맡겼다. 이후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서미갤러리 미술품을 경매에 부치고 솔로몬저축은행에 빌린 돈을 갚는데 사용했다. 해당 미술품은 경매에서 59억 8000만 원에 판매됐다. 김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서미갤러리가 대출받은 돈을 다 갚았다며 허위영수증을 발행했다. 하지만 미래저축은행이 파산한 후 예보가 서미갤러리에 대출금을 갚으라고 요구했고, 서미갤러리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허위 영수증을 발행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김 전 회장의 행위는 미래저축은행의 영리 목적과 관계없이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서미갤러리는 김 전 회장의 행위가 대표권 남용임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1, 2심 재판부 역시 원고 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