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인공지능(AI) 사업 확대를 위해 계열사별로 운영 중인 서비스를 통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과 SK C&C가 운영 중인 AI 서비스를 하나로 합쳐 업그레이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란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SK C&C는 ‘누구’와 ‘위드’를 앞세워 AI 사업을 확장한다. SK C&C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7’서 AI 시제품 ‘위드(Wyth) AI 어시스턴트’를 공개했다.
위드는IBM 왓슨 기반 AI인 ‘에이브릴’과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를 결합해 완성했다. 국내에는 올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원통형 스피커 형태로 계열사인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출시한 ‘누구’와 비슷하다. 두 제품 모두 개인 이용자를 겨냥한 AI 스피커다. 위드는 개인일정, 날씨, 음악, 지식검색 등 누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본 서비스를 모두 탑재하고 있다. 설명을 SM 소속 한류스타들의 목소리로 답변해 준다는 특색이 있다.
다만, 누구와 위드는 알고리즘이 다르다. 누구는 한국어 처리와 음성인식 알고리즘 기반이고, 위드는 IBM 왓슨을 기반으로 만든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타깃 시장도 다소 차이가 있다. 홈 IoT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는 누구는 타깃 시장이 국내다. 이번에 공개한 위드는 SM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한류스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가 주요 시장이다.
업계에선 두 제품이 디자인과 서비스 내용이 유사하기 때문에 시너지를 위해 기술교류와 협업을 통해 통합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계열사별로 사업을 경쟁시키고 통합하는 작업은 SK의 독특한 기업 문화로 알려져 있다. SK텔레콤은 SK플래닛이 운영하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호핀’을 미디어사업을 재편하면서 SK브로드밴드에 넘겼다. 이후 SK브로드밴드는 Btv모바일과 호핀으로 나누어져 있던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옥수수’를 내놓으면서 서비스를 일원화했다.
두 계열사가 비슷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은 각각 ‘T페이’와 ‘시럽페이’를 운영 중이다. T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위주의 간편결제 서비스고, 시럽페이는 온라인 위주의 간편 결제 서비스다.
박정호<사진> SK텔레콤 신임 사장이 AI 사업에 핵심 인물이라는 점도 통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으로 이동하기 직전까지 SK(주) C&C에서 AI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장본인이다. 위드도 박 사장 재임 시절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개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위드는 올 상반기나 돼야 상용화될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통합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각자의 사업 타깃이 좀 다른 걸로 알고 있는데, 기능 측면에서 각각 특화된 기능이 훌륭 하다면 그러한 것들을 결집한 더 나은 상품ㆍ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