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선친 묘소에 뿌려야 할 퇴주잔을 본인이 마셔 논란이 되고 있다.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 후 첫 주말인 지난 14일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행치마을 선친 묘소를 찾아 성묘했다. 이 과정에서 반 전 총장은 절을 두 번 한 후 퇴주잔으로 보이는 잔에 술을 받자 본인이 마셨다.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통상적으로 산소에 도착하면 먼저 차례를 지내기 전에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을 한다. 이후 향을 피워 혼백을 모신 후 제주가 두 번 절을 한다. 이어 세 번에 나누어 준비한 술을 묘에 뿌린다. 이 때 술을 묘에 뿌리고 물리는 것이나 그 술을 퇴주라고 하며, 술을 담은 잔을 퇴주잔이라고 한다.
반기문 전 총장 내외와 방문객들이 함께 절을 한 후인 점을 고려하면 퇴주잔을 받아든 반 전 총장은 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반 전 총장의 돌발 상황을 둘러싸고 네티즌은 "퇴주잔이면 잔을 몇 번 돌리고 산소에 몇 번에 걸쳐 뿌려드리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각에서 "제향이 진행된 후 음복할 차례에 마신 것"이라는 옹호 의견도 있었다.
음복이란 제사를 지내고 난 뒤 자손들이 잘살게 해달라는 뜻을 가지고 가족끼리 제수 음식을 나눠 먹는 풍습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네티즌은 "언제부터 음복을 두 손으로 받아 마셨냐? 충청도 제사 예법이냐?", "어떻게 저걸 모를 수가 있나. 제사라고는 한 번도 안 지내본 사람 같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오랜 시간을 해외에서 보낸 탓에 전통 풍습을 잊어 빚어진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