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아마존의 AI 음성인식 플랫폼인 ‘알렉사(Alexa)’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알렉사를 갖춘 기기들이 즐비했고, 가능한 한 많은 하드웨어 제조사와 협력해 이용자들이 아마존의 생태계에 머물게 하는 전략이 돋보였다. 자율주행 자동차 역시 AI 기술력이 관건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2020년경 완전 자율주행차인 ‘레벨 5’ 차량을 상용화할 목표를 제시했다. AI,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 기술의 종합판으로 꼽히는 로봇 역시 CES의 주요 화두였다. 이번 CES를 통해서 많은 기업은 일상의 반려자로 다가온 로봇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CES가 과거 미국, 일본, 한국 기업들의 경연장이었던 것과 달리, 중국 업체들의 참여가 많아진 것도 눈에 띄었다. 전시회 참가 업체 3800여 개 가운데 3분의 1인 1300여 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특히 사우스홀에 마련된 드론 전시관은 중국 업체가 많았다. 화웨이, 하이얼, 창훙이 삼성과 소니 주위에 대형 부스를 차리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기업도 146개사가 참여해 뛰어난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참여한 우리 기업 중에서도 이왕이면 더 많은 중견 기업을 보고 싶었던 것이 필자의 마음이었으나, CES 2017에 참석한 중견 기업의 기술력만은 타지에서도 빛이 났다.
코웨이의 공기청정기는 참관객과 바이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이번에 최초로 선보인 ‘코웨이 로봇 공기청정기’는 같은 집 안에서도 장소별 오염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스스로 찾아가 알아서 체계적으로 관리해 준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기청정기에 아마존의 알렉사를 연계한 ‘에어메가’도 참관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엠씨넥스는 대형 전시관을 차리고 새롭게 개발한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 홈 IoT,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부품을 선보였다. 엠씨넥스의 DID는 카메라로 들어온 영상을 통해 성별이나 연령대를 인식, 맞춤형 상품을 소개하거나 정보를 제공한다. 향후에는 빅데이터 처리 서비스를 접목해 매장을 찾은 주간·월간 상세 분석 데이터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원액기를 제조하는 엔유씨전자는 저속형 고급주서기를 선보이며 여타 제품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모습이었다. 이 밖에도 핸디소프트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 차량용 상하·전방위 카메라를 선보인 피엘케이테크놀로지 등도 이목을 끌었다.
이번 CES 2017을 통해 필자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두되는 신기술들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의 참여와 혁신 의지가 돋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상품의 경쟁력이나 기술력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도 확인했다. 중견 기업의 참여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참여한 중견 기업들의 기술력에서 우리 기업의 밝은 미래가 보였다. 한국관, 대구관, 개별부스를 빛내 준 우리 기업과 관계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내년 CES에는 더 많은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빛나는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