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그룹 영업이익 3200억원 추정, 시멘트ㆍ레미콘 산업 호황
시멘트ㆍ레미콘 사업이 주력인 삼표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국내 산업 전반이 불황을 겪는 와중에도 주택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시멘트ㆍ레미콘, 철근 등 후방산업의 실적은 개선됐다.
31일 회계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16년 삼표그룹 계열사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3200억 원 가량을 기록했다. 이는 삼표그룹 창사 이후 사상 최대치이며 전년과 견줘서는 30% 가량 늘어난 수치다.
계열사별로는 삼표산업과 삼표피앤씨, 동양시멘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레미콘과 콘크리트 제품을 제조ㆍ판매하는 삼표산업과 건축 구조물을 만드는 삼표피앤씨 등 동양시멘트를 제외한 계열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00억 원이다. 특히 삼표피앤씨의 영업이익은 2015년 102억 원에서 2016년 260억 원으로 150% 뛰었다.
삼표가 2015년 9월 인수한 동양시멘트의 실적도 안정적이다. 지난해에는 시멘트가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 주택분양 물량 증가 덕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5년 469억 원 지난해 최대 700억 원까지 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욱이 신용평가업계는 시멘트 산업이 향후 2~3년 동안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택경기 위축 우려에도 기존 분양 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 시멘트업계의 구조조정으로 과잉 공급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도원 삼표 회장이 2015년 동양시멘트를 8000억 원에 인수할 당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각도 일부 있었다”며 “최근의 업황과 실적을 보면 이를 완전히 불식시킨 성공적인 M&A 사례”라고 평가했다.
삼표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면서 일부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 추진은 잠정 중단될 전망이다. 삼표는 삼표산업, 삼표레일웨이, 삼표피앤씨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로부터도 IPO 제안서를 받았다.
하지만 삼표그룹이 IPO 주관사를 최종 선정하지 않으면서 계열사들의 상장은 단기간 내 추진되지 않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 당시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돈을 일부 갚기 위해 계열사 IPO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계열사 대부분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이면서 IPO를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삼표와 접촉한 관계자들도 단기간 내에 IPO를 주관을 따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표그룹은 1966년 설립 이후 모든 계열사들을 비상장으로 운영했다. 이 그룹에서 상장사는 2015년 인수한 동양시멘트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