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통화 페소가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23일(현지시간) 달러·페소 환율은 한때 전일 대비 1.4%까지 오른 19.64페소를 기록해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가장 강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페소 강세 배경에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의 멕시코 방문이 있다.
이날 두 장관은 멕시코로 직접 날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공세에 반감이 커진 멕시코 달래기에 나섰다. 켈리 장관은 이날 멕시코 고위관리들과의 회담을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법 이민자들 단속 과정에 군병력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내 불법 체류자 추방 등 이민과 관련된 일들을 모든 법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권존중과 멕시코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토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단속을 ‘군사작전’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 정부가 불법 체류자 단속에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미국 안팎의 우려가 커졌다. 논란이 커지자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이민자 단속에 대한 정확성을 표현하기 위한 표현일뿐 이라고 일축했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틸러슨 국무장관도 이날 미국과 멕시코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무부 장관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역동성이 큰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는 종종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상호 존중과 인내심을 가지고 각자의 우려사항을 경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페소는 지난해 미국 대선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다. 멕시코 페소 가치는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가 멕시코를 향해 쏟아내는 발언과 그의 지지율에 따라 출렁였다. 특히 대선 당일이었던 지난해 11월 8일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에 달러 대비 페소 가치는 13% 폭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