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신경작용제 VX를 ‘실질적 위협(real threat)’으로 규정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제프 데이비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VX가 살인 무기로 사용된 것은 우리가 인식하고 있던 실질적인 위협”이라며 “우리는 이런 화학무기의 공격에 대한 방어체제가 잘 구축돼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VX가 특별히 제조하기 어렵진 않다”며 “이러한 맹독성 신경작용제는 미사일 탄두와 다른 무기에 장착돼 대량살상무기(WMD)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학무기는 박격포나 포탄에서부터 미사일까지 다양한 무기에 장착될 수 있다”며 “미국은 북한이 이런 화학무기를 생산하고, 보유하고 있던 역사를 잘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자 미국은 이번 사건의 조사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국제적 기준이나 규범, 결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북한이 또다시 이를 위반했다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VX는 지금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신경작용제다. 극소량만 사용해도 몇 분 안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맹독성 물질에 속한다. 사린가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한다. VX는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의해 제조와 보유, 사용이 금지됐으나 북한은 협약 가입국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여성이 김정은에게 VX를 비빈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4일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시신의 얼굴, 귀 등에서 VX가 검출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