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에게도 시간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 양성우/ 일송북/ 1만4800원
“나는 그저 내가 살아온 지난날들의 이야기를 담담한 심정으로 누구에겐가 전하고 싶었다. 내가 살아온 먼 길을 구석구석 들춰내기보다는 그저 기억이 이끄는 대로 부담 없이 써 보려고 한다.”
양성우의 ‘지금 나에게도 시간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는 저자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다.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시 ‘겨울공화국’을 쓴 저항시인으로 유명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뛰었던 자신의 젊은 날의 격랑기를 그려냈다.
저자는 기억을 더듬어가며 글을 써냈다. 이 때문에 저자는 어떤 부분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험한 세월을 보내는 과정에서 젊은 시절에 대한 기록은커녕, 메모나 일기 및 사진 한 장도 제대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1975년 유신정권을 비판한 저항시 ‘겨울공화국’을 써 교직에서 파면당하고 1977년 장편시 ‘노예수첩’을 일본 잡지 ‘세까이’에 발표한 사건으로 국가모독 혐의 등으로 투옥됐다. 2015년 헌법재판소는 국가모독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저자는 말한다. “내 젊은 날의 상처 많고 굴곡진 삶의 편린들이 읽은 이들에게는 때로는 거울이 되고 반면교사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