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14일(현지시간) 비자 기한이 만료된 북한 국민 50명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사라왁에 거주하고 있는 비자 기한이 초과된 북한 국민을 평양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면서 “비자 기한 초과로 기소돼 이들은 추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들 50명 북한 국민이 보르네오 사라왁의 임시 구금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정남 시신의 북송을, 말레이시아는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9명의 안전한 송환을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일 말레이시아인들의 출국을 임시 금지하며 말레이시아인 9명을 억류했다. 이에 말레이시아도 자국 내에 있는 북한인 315명의 출국을 금지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한편 이날 말레이시아 정부는 김정남의 시신을 방부처리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북한 내 억류자 귀환을 위한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공식 회담이 임박한 시점에 포착돼 주목된다. 시신 방부처리는 항공기를 통한 시신 해외운송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WSJ는 현지 언론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당국은 조사상 필요 때문에 그의 시신을 거듭 해동했다가 얼리길 반복했다고 전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피살에 VX라고 불리는 맹독성 화학 물질이 사용됐다고 밝혔으며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김정남 피살은 김정은 북한 정권이 조직적으로 전개한 국가 테러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