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직격탄] 이효리, 스타 시스템의 예외적 존재! 왜?

입력 2017-03-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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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평론가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대중매체의 취재 열기가 고조된다. 대중음악계도 들썩인다. 6월 복귀를 앞둔 이효리다. 컴백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12월부터 신문, 방송뿐만 아니라 패션 잡지, 여성지, 인터넷 매체 등은 앞다퉈 이효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했다. 팬과 대중은 4년 만에 가수로 복귀하는 이효리에게 기대의 시선을 보낸다. 역시 이효리는 스타다. 하지만 한국 스타 시스템에서 배출된 스타 중 예외적 존재다. 왜냐고?

1995년 SM엔터테인먼트 등장 이후 연예인 지망생을 교육해 스타로 배출하는 스타 시스템은 연예기획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SM엔터테인먼트, 대성기획, 예당엔터테인먼트, 싸이더스 등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H.O.T부터 전지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이효리 역시 대성기획이 육성한 걸그룹 핑클의 멤버로 대중과 만나며 스타로 부상했다.

한국 대중문화계의 양적, 질적 발전을 이끄는 스타를 배출하고 한류까지 선도한 연예기획사 중심의 스타 시스템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국내외에서 평가받고 있다.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경쟁적으로 한국 스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한국 스타 시스템의 어두운 이면도 자리한다.

연예인 지망생들은 연예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어가 스타의 꿈을 꾸며 댄스, 노래, 연기 등 연예인이 되기 위한 기술 체득에만 집중한다. 연예기획사 소속의 연습생과 신인들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규범을 배우는 사회화 교육이나 공동체 생활, 도덕, 인성 교육의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한다. 물론 학교 수업에 대한 학습권 보장도 말뿐이다. 또한, 연예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을 이윤을 창출하는 상품으로 간주할 뿐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기회와 환경 제공을 외면한다. 이 때문에 연예 지망생들이 연예인이 되는 과정에서 사회화와 인성 교육에 진공 상태가 발생한다.

스타 시스템의 병폐는 최근 연예인 지망생부터 톱스타에 이르기까지 연예인 자살 증가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성폭행, 마약 투여, 음주운전, 병역 비리, 성매매 등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연예인 급증 역시 스타 시스템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스타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연예인의 범죄와 자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효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문제 많은 스타 시스템에 의해 연예인으로 데뷔해 스타가 됐지만, 개인적인 노력과 성찰, 다양한 사회 활동을 통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연예인으로서 성장하고 자신의 입지를 굳게 다졌다. 이 때문에 이효리는 병폐가 적지 않은 스타 시스템에서 육성된 수많은 연예인에게 주체적 정체성을 획득하고 긍정적 인격 형성을 이끌어주는 본보기 역할을 하고 있다.

이효리는 더 나아가 상당수 연예인이 부와 명예 획득 수단으로 활용하는 인기와 대중의 사랑을 가치 있는 실천을 끌어내는 아름다운 영향력을 미치는 데 활용하는 의미 있는 스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효리는 SNS에 게재한 글들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유기견을 비롯한 동물 보호와 환경 보호에 참여시켰다. 또한, 기부와 봉사의 삶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해고 노동자, 노숙자를 비롯한 이 땅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사랑을 확대 재생산한다.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게 한다.

이효리는 늘 말한다. “나 역시 한동안 돈이나 인기가 최고인 줄 알고 후회되는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상품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인기나 대중의 사랑을 가치 있는 일에 활용하고 싶습니다.” 한국 스타 시스템과 연예인들에게 의미 있는 이정표를 제시하는 이효리는 정말 특별한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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