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인기 만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79·松本零士)가 “사람은 한정된 삶 때문에 가치롭게 산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마쓰모토는 26일 ‘은하철도 999’ 발표 4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털어놨다.
‘은하철도 999’는 1977년 ‘소년 킹’에 연재를 시작해 올해로 독자를 만난 지 40년이 됐다. 2221년을 배경으로 철이가 영원히 사는 ‘기계 인간’이 되고자 자신의 엄마를 닮은 메텔과 함께 은하철도 999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여행을 떠나는 만화다. 급속한 과학의 발전 속에서 생명과 기계, 그 가치에 대한 철학적인 비유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생각을 하게 했다.
마쓰모토는 어렸을 적 가난하게 자라 기계공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돈을 벌고자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은하철도 999’ 속 철이와 메텔은 꿈을 향해 달려간다. 꿈에 도착하면 모든 게 끝이겠지만, 끝내고 싶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꿈은 시간을 배반하지 않고 시간도 꿈을 배반하지 않는다”며 ‘은하철도 999’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마쓰모토는 “999는 아직 미완성이라는 의미다. 1000이 되면 철이는 어른이 되고 메텔과도 이별해야 한다. 메텔은 철이에게 청춘이자 소년의 꿈이고 엄마 같은 ‘자기 안의 환영’ 같은 존재”라며 그 의미도 전했다.
한편, ‘은하철도 999’ 40주년을 기념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5월 1일까지 전시회도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은하철도 999’의 탄생 과정을 알 수 있는 스토리보드와 원화, 직필원고 등 200여 점이 ‘우주해적 캡틴하록’ㆍ‘우주전함 야마토’ 등 작가의 대표작과 함께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