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요인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출입물가 증가율도 1년1개월~1년2개월만 최저
수출입물가가 두달 연속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떨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입물가는 국내 소비자물가(CPI)에 한두달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최근 2% 내외 상승세를 보였던 CPI 상승세가 꺾일지 주목된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2.0% 하락(전년동월대비 6.9% 상승)했다. 전월에도 2.1% 떨어진 바 있다. 수입물가지수도 1월 84.96을 정점으로 두 달째 내려 81.52를 기록했다.
이는 우선 국제유가가 전월대비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실제 3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51.2달러를 기록해 전월보다 5.9% 내렸다. 이는 지난해 11월 10.4% 하락 이후 4개월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유가에 주로 영향을 받는 석탄 및 석유, 화학제품 하락이 두드러졌다. 전월대비 나프타 10.4%, 벙커C유 6.1%, 부타디엔 11.6%씩 하락했다.
환율 요인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도 전월보다 1.2% 떨어졌다. 작년 1월(-4.0%) 이후 1년2개월만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두달 연속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3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4.77원으로 전월보다 0.9% 떨어졌다. 2월에도 1144.92원을 기록하며 전달대비 3.4% 내렸었다.
3월 수출물가도 전달보다 1.4% 내렸다(전년동월대비 4.9% 상승). 이 또한 직전달 -1.4% 이후 두달째 하락세다. 수출물가지수도 1월 87.37을 고점으로 두달 연속 하락해 84.96에 그쳤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도 전월보다 0.5% 내렸다. 이 또한 작년 2월 0.6% 하락 이래 1년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규연 한은 물가통계팀 차장은 “원·달러 환율이 두달째 하락했고 유가도 하락하면서 수출입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며 “석탄 및 석유, 화학제품들이 유가하락과 연계돼 떨어진게 두드러졌다. 나머지 품목들은 약보합세 정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계약통화기준 하락과 관련해 그는 “국제유가 하락에 원자재가격도 마이너스였다. 니켈, 아연, 납 등 철광석이 떨어지면서 수출입 상품 모두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수출입물가 하락이 CPI 하락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앞서 3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2.2% 상승하면서 4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13일 한은은 올 CPI 전망치를 0.1%포인트 올린 1.9%로 예상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정 차장은 “수출입물가가 한두달 시차를 두고 국내물가에 반영된다”면서도 “산업별로도 유가관련 제품만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약보합세였다는 점, 4월11일 기준 두바이유가 배럴당 52.94달러로 3월 평균치보다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