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정부, 금융시장 안정 총력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
지난 2년간 거칠게 요동쳤던 중국증시가 올 들어서 이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증시는 종종 경제 펀더멘털보다는 각종 미신이나 루머, 정부 개입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면서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을 보여왔다. 그러나 중국 기준으로도 최근 움직임은 두드러질 정도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84거래일간 단 한번도 1% 이상 하락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증시 출범 후 2년째인 1992년 이후 최장 기간 추세가 이어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런 기나긴 안정적 추세 속에서도 상하이지수가 장중 1% 이상 떨어진 적이 13차례나 됐다. 그러나 그 때마다 지수는 낙폭을 크게 만회해 종가 기준으로 하락폭 1% 미만을 유지했다. 특히 최근에는 장 마감을 앞둔 90분간 낙폭이 줄어드는 일이 빈번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대해 현지 투자자들은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금융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류스위 주석은 지난 주말 각 거래소에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단속해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부 투자자는 장중 변동폭이 커지면 정부 지시를 받는 국영펀드들이 주식 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단기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진쾅투관리의 장하이둥 머니매니저는 “확실히 단기적으로 차익 거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증시가 최근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중국증시가 이런 추세를 따라가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MSCI신흥시장지수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1% 이상 하락한 경우가 네 차례에 불과하다. 훙하오 보컴인터내셔널홀딩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국가대표팀(중국 국영펀드)이 시장을 떠받들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며 “글로벌 증시 변동성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증시 약세장 추세는 끝나지 않았다”며 “상하이지수는 지난 11일 연중 최고치를 찍고나서 지금까지 3.6%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일부 투자자는 정부가 증시를 지탱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류스위 증감회 주석은 지난해 “만일 시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 정부가 단호하게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5년 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회(19차 당대회)가 있는 것은 물론 시진핑 2기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정부가 그어느 때보다 경제와 정치 안정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상하이 소재 뱁타이즈드캐피털의 인밍 부사장은 “기업들이 투자자금을 조달하고나 신주 발행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등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증시가 꾸준한 것을 선호하고 있다”며 “국가대표팀은 계속해서 시장 안정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