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무차별 테러에 대한 보복 ”…트럼프 “기독교도 피 흘리는 일 끝나야”
이집트에서 기독교의 한 종류인 콥트교 신도들이 탄 버스에 무차별 총격 테러가 가해져 28명이 사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도 있었으며 부상자는 약 25명에 이른다고 신문은 전했다. 테러는 이날 오전 8시께 카이로 남부 민야 주에서 일어났다.
목격자에 따르면 두 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버스 옆에 멈추더니 얼굴을 복면으로 감추고 무장한 남성들이 나타나 승객들에게 기독교도인지 물어봤다. 이어 이들은 이날 시작하는 이슬람 휴일인 라마단 기간 금식을 설명하는 10~15페이지의 코란 구절을 담은 팸플릿을 배포했다. 이어 승객들에게 무슬림 신앙 고백을 암송하라고 말한 뒤 거부하자 총격을 가했다.
테러 이후 이집트 공군은 이날 리비아 동부 도시인 데르나 인근 무장단체 훈련소를 6차례 공습했다고 밝혔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이날 폭격은 콥트교도를 무차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집트 국민과 국가의 안전을 악(惡)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테러범들이 문명사회와의 전쟁에 나서면서 이집트 기독교도들을 학살했다”며 “기독교도들이 피 흘리는 일은 끝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콥트 교회는 4년 전 권력을 잡은 군부 인사인 엘시시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무슬림형제단의 표적이 됐다. 이슬람 군이 2013년 카이로에서 수백 명의 무슬림형제단 시위대를 살해한 이후 콥트 교회와 가정이 공격 대상이 됐다.
9200만 이집트 인구에서 콥트 교인은 10% 비중을 차지해 무슬림 국가 중 최대 규모 기독교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