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20명 당 1명의 품질관리 인력을 확보하도록 상장사 감사인 등록 기준이 마련되면 회계법인들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공인회계사회 회원현황(3월 기준)에 따르면 삼일(회계사 1909명)의 품질관리인력 현황은 37명, 삼정(1354명) 70명, 안진(1092명) 30명, 한영(817명) 44명. 대주(314명) 6명, 삼덕(372명)은 5명 등으로 집계됐다.
최근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상장사를 감사하는 회계법인은 회계사 20명 당 1명의 품질관리인력을 배치하도록 하는 검토되고 있다. 품질관리 인력은 회계사의 감사 품질을 점검하는 직무를 수행한다. 해당 인력은 기업 감사를 수행하지 않는 관리자다. 하지만 빅4 회계법인 중 이 기준을 만족 시키는 곳은 삼정, 한영 등 2곳 뿐이다.
예상 기준에 맞추려면 삼일은 50명, 안진 20명, 대주는 9명, 삼덕은 14명 이상의 품질관리인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업보고서에 품질관리인력 수를 공개하지 않은 곳도 있으나 대부분 회계법인이 품질관리인력을 충원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는 품질관리실에 이같은 인력을 대규모 배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품질관리실에는 8∼10년차 베테랑을 배치해야 한다”며 “한두명 늘리는 건 괜찮지만 수십명을 충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뛰어야 하는 회계사들이 품질관리실로 배치되면 회사 매출이 줄어드는 타격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업보고서 상 품질관리인력으로 분류한 기준도 각 회계법인마다 모두 달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상태다. 현재는 회계사 뿐만 아니라 법무자문, 교육인력 등도 품질관리인력으로 집계하고 있다. 품질관리인력 기준이 회계사로만 제한되면 각 회계법인이 충원해야 하는 인력은 더 늘어나게 된다.
반면 품질관리인력 확보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볼멘소리라는 평가도 있다. 안세회계법인(회계사 117명)의 경우 품질조직으로 소속회계사 5인당 1명 이상의 품질관리이사를 선임해 현재 26명 이상의 등기이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