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연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월 매수 규모도 13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5일 3.54포인트(0.54%) 오른 662.3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66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약 7개월 만의 일이다. 코스닥 지수는 최근 5거래일 연속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일주일 만에 13포인트 이상 올랐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5월 순매수 금액은 5310억 원으로 지난 13년 만에 최대치이자 역대 3위 규모다.
5개월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1조637억 원이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는 1조1433억 원을 매도했고, 개인은 7813억 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도 벌써 172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우량주 중심의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는 최근 업황이 좋은 ITㆍ반도체에 집중됐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카카오를 865억 원 사들이며 개별 종목으로 가장 큰 순매수 규모를 보였다. 이외에도 에스에프에이(606억 원), 서울반도체(384억 원), 누리텔레콤(320억 원), SK머티리얼즈(168억 원) 등이 높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4월 이후 최근까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 자금이 유럽계일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의 정치적 이슈가 유럽계 자금 향배에 중요 변수라고 판단했다. 오는 8일 예정된 영국 총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파운드화ㆍ유로화 약세에 따른 유럽계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 A주의 MSCI 이머징 지수 편입 이슈도 외국인 투자심리에 부담스러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달러 환산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에 도달했고, 중국 A주가 향후 100%까지 편입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점상으로도 유럽 정치적 이벤트와 MSCI 편입 결정이 맞물려 있어 그동안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강화시켜왔던 심리적 자기강화 현상에 제동을 걸고, 반작용이 전개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글로벌 위험선호가 다시 높아져 기존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나타났을 때, 외국인 순매수강도 팩터는 강한 모습이 관찰된다. 결국 2분기 프리뷰 시즌까지 꾸준한 실적상향으로 기관들의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 위험선호도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추세에서 외국인이 함께 매수하고 있는 종목군의 매수 수요는 더 높아 주가의 움직임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