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타이탄’, 내달 말레이시아 증시 상장

입력 2017-06-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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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자회사 LC 타이탄이 백조의 날개를 펼친다.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며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지만 내달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하며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여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톱10 화학기업 진입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14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타이탄은 이달 하순 수요 예측을 거쳐 내달 11일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타이탄은 7억4048만3000주의 신주를 발행해 롯데케미칼의 보유 주식까지 합치면 향후 24조6827만4500주가 발행된다. 이 회사의 1분기 말 기준 장부가치는 1조5051억 원이지만, 롯데케미칼은 상장 가치가 약 5조1600억 원으로 치솟을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타이탄의 유일한 동류 집단(peer group)인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PCG)의 시가총액이 약 15조1600억 원이라는 점에서 향후 가치는 더 올라갈 전망이다. 타이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기준 실적 규모는 PCG의 각각 59%와 45%, 46% 수준이다.

◇롯데케미칼 성장동력으로 변신 = 타이탄은 현재 롯데케미칼의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상장 이후에는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타이탄은 나프타분해설비(NCC) 72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NCC에서 생산된 기초유분을 활용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다운스트림을 제조한다. 말레이시아에 NCC와 다운스트림 생산 공장이 있으며, 인도네시아에는 PE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처음부터 타이탄이 롯데케미칼의 황금알이었던 것은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말레이시아의 석유화학 업체인 타이탄케미칼을 1조5000억 원에 사들여 자회사 LC 타이탄으로 편입했다.

하지만 편입 이후 중국 경기회복 지연과 공급과잉, 가격경쟁 심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됐다. 인수 첫 해인 2011년 순이익은 377억 원으로 전년보다 60%가량 줄어들었고, 2012년에는 26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2013년, 2014년까지 순손실을 기록하다 2015년이 돼서야 흑자로 돌아섰다.

이같이 인수 후 부진이 지속되자 타이탄은 롯데케미칼의 판단 실패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타이탄은 2015년부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동시에 수요가 회복하는 등 시황이 좋아지자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타이탄은 지난해 매출액 2조2850억 원, 영업이익 5058억 원, 순이익 377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22.1%로 제조업에서 보기 어렵다는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롯데케미칼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된 타이탄의 실적 비중은 영업이익 20%, 순이익 21%이다. 타이탄의 실적 기여도(약 5분 1 비중)만큼 롯데케미칼 시가총액을 구성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시장에서 타이탄의 가치는 약 2조4000억 원으로 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장 통해 확보한 자금 인니에 투입 = 타이탄은 말레이시아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인도네시아에 신규 NCC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미 PE 45만 톤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탕그랑 지역에 약 3조 원을 투입해 초기 100만 톤 규모의 NCC 설비를 신설할 예정이다. 향후 다수의 다운스트림 설비가 추가로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탄이 인도네시아를 NCC 신설 지역으로 선택한 이유는 이곳이 주요 산유국이자 석유화학 소비지역에 위치함으로써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작년 기준 1일 88만 배럴로 아시아에서 2번째로 많은 산유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타이탄은 NCC 건설 이후에는 바로 기초 유분을 공급받을 수 있으며 다른 다운스트림 제품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인구(2억3000만 명)가 있고, 연평균 경제성장률 또한 5% 전후로 향후 석유화학 시장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의 석유화학 기초유분 생산 설비는 찬드라 아스리(Chandra Asri)의 NCC 86만 톤이 유일하며, 관련 다운스트림 생산설비로는 PE 33만6000톤과 PP 48만 톤, SM 34만 톤, BD 10만 톤이 전부”라며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이 매우 낮아 많은 제품을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6년에 걸쳐 인도네시아 NCC 증설을 완료하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NCC 설비는 총 180만 톤 규모로 국내 220만 톤의 80% 수준으로 확대된다. 계획 단계인 인도네시아 NCC 증설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 원, 5000억 원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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