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비밀리에 외교 사절 보내
지난해 초 북한 당국에 의해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됐던 22세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혼수 상태로 집에 돌아왔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북한 정부는 전날 웜비어를 전격적으로 석방했으며 그를 태운 비행기가 같은 날 밤 신시내티에 도착했다.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고 바로 병원으로 데려갔다.
한 미국 고위관리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웜비어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그를 데려오기 위해 이번 주 비밀리에 외교사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전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인 데니스 로드맨이 전날 방북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는 웜비어의 석방이 로드맨의 방북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북한이 로드맨을 이용해 웜비어에 대한 책임 회피를 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은 북미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웜비어의 위중한 몸상태는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전망이다. 미국 관리들과 웜비어 가족들에 따르면 웜비어는 이미 1년여 전부터 혼수 상태에 빠졌다. 북한 관리들은 지난주 미국 측과의 비밀 회동에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이후 보툴리눔 식중독 증세를 보였으며 수면제를 먹은 뒤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와 웜비어 가족 모두 북한이 그동안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런 설명을 믿지 않고 있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전 정부와 현 정부 모두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웜비어에 대한 정보를 계속 요구해왔지만 거절을 당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아직 북한에 억류돼 있는 다른 미국 시민 세 명의 송환을 위해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 사업가인 김동철은 지난해 4월 북한으로부터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또 올해 4월과 5월 평양과학기술대학 교수 2명이 구속됐다. 이 대학은 한국계 미국인 기독교도 사업가가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