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신입 사원 산행 동반을 시작으로 내부 결속 다지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 노동조합과 불화를 극복하고 각 계열사 임직원의 응집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박 회장은 지난 22일 오후 광화문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금호아시아나 가족음악회’에 참석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임직원들과 가정에서 묵묵히 뒷바라지 해주고 계신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금호타이어 문제는 순리대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 회장을 비롯해 그룹 사장단 및 계열사 임직원과 가족들 390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태화산에서 그룹 입사 교육을 받고 있는 그룹공채 신입사원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건설,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 사장단 180명과 함께 산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신입사원들과의 산행은 2006년 1월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번씩 실시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만의 독특한 문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신입사원들과 함께 산행을 하며 그룹의 일원이 된 것을 축하하는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다"며 "작년에도 오전에 신입사원 산행을 하고 오후에 음악회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것은 그룹의 분위기가 예년과 다르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금호산업 압수수색, 금호타이어 노조와의 갈등 등 악재가 터졌다. 박 회장이 음악회에서 '금호타이어'를 언급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사측과 노조의 갈등이 절정에 달하는 점은 박 회장에게 큰 부담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4일 국회에서 해외 매각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금속노조 금호타이어 지회 1노조 집행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13일 금호타이어 연구원 및 본사 일반직 사원 700여 명이 '사원 간담회'를 열고 해외 매각을 반대한다고 결의한 것도 1노조가 협조하지 않아 사원들이 대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수정 제안한 상표권 사용 조건을 두고 더블스타와 여전히 협의 중이다. 내부적으로 박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주주협의회 개최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