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오피스 거래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29일 신영에셋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및 분당권역의 오피스 거래금액은 전분기 대비 38.9% 증가한 2조 4340억원을 기록했다.
연면적이 10만㎡에 달하는 중구 수표동 소재 시그니쳐타워를 비롯해 마포구 상암동 소재 팬택R&D센터(6만6649㎡), 종로구 수송동 수송스퀘어(5만313㎡) 등 중대형 빌딩의 거래가 잇따르면서 거래 금액이 2조원을 웃돌았다.
1분기 1조 7526억원으로 2000년대 들어 최고 금액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호조를 보여 올해 상반기에만 4조 1866억원 어치의 오피스 빌딩이 거래됐다.
이같은 거래금액 증가는 상반기에 거래된 오피스 빌딩 28동 중 절반이 1000억원 이상의 중대형 빌딩으로 채워지면서 가능했다. 또 팬택R&D센터, 보라매옴니타워, 트러스트타워, 알파빌딩 등 장기 매물 거래가 늘어난 것도 매매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최재견 신영에셋 리서치팀장은 “입찰 등을 통해 매물로 공급된 이후 1년 이상 경과한 장기 매물이 호가 인하, 임대율 상승, 실수요자 발굴 등을 통해 거래가 늘면서 거래금액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러한 추세는 통상 하반기부터 시작됐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도 장기 매물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공모펀드를 통한 잇단 매입 성공사례와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활용한 매수세 확대도 시장에 온기를 더했다. 1분기에 테헤란로 소재 바른빌딩이 공모자금을 앞세운 펀드에 매각된 데 이어 2분기에는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이 공모펀드에 팔렸다.
금융회사와 연기금이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도 오피스 빌딩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자금을 먼저 모집한 후 임대율, 규모 등 투자요건을 고려해 적정한 물건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자금 모집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클로징(Closing) 리스크가 적어 매도자 측에서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피스 시장의 온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거래금액이 8조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상반기 대비 하반기 거래금액이 평균적으로 1.5배 많고, 도심권역(CBD)과 강남권역(GBD)을 중심으로 대형 매물이 다수 거래돼 지난해에 이어 연간 거래금액이 8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팀장은 “하반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이슈가 있지만, 국내 오피스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CBD에서 2000억~3000억원 수준의 대형 매물이 다수 거래될 예정이어서 거래금액 확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9000억원대 초대형 매물까지 연내 거래되면 연간 거래 금액이 평년 대비 최소 3조원에서 많게는 4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