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성공신화인 러에코(LeEco)그룹의 창업자 자웨팅이 그룹 주력계열사이자 상장기업의 회장직에서 내려오게 됐다고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문어발식 사세 확장으로 자금난이 가중된 것이 원인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자웨팅은 선전증시에 상장된 주력 계열사 ‘러시 인터넷 인포메이션 앤드 테크놀로지스’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이날 선전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통해 자웨팅의 회장직 사임을 확인했다. 자웨팅은 이미 수개월 전 러시 인터넷의 CEO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날 공시와 별개로 러에코 측은 자웨팅이 당분간 러에코 그룹의 자동차 사업부와 이 회사가 투자한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패러데이 퓨처의 경영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쟈웨팅은 이날 오전 사임 발표에 앞서 공개서한을 통해 “러에코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으며 내가 전적으로 책임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금융기관에 우리의 부채를 완전히 상환할 것”이라며 부채 상환을 주주들에게 다짐했다.
쟈웨팅은 2004년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 시작으로 중국판 넷플릭스라는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이후 자동차, 스마트폰 등 공격적으로 러에코 사업을 확장해 나가며 중국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러에코를 콘텐츠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회사로 키운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지만 무리한 사업확장은 막대한 부채로 이어졌다. 일부 사업의 경우 투자 경험이 전혀 없거나 사업적 성공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리스크가 큰 사업이었다.
지난해 11월 그는 러에코에서의 연봉을 1위안(약 170원)으로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1달러 연봉을 선언한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CEO의 자신감 표출이라기보다는 자금 부족으로 인한 직원들의 동요를 잠재우기 위함에 가까웠다. 이후 러에코는 세간의 이목을 끌던 미국 TV 제조업체 비지오(Vizio)의 인수마저 포기했다. 하지만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한 탓에 지난 4일 그와 그의 아내, 러에코 자회사들이 보유한 12억 위안 규모의 자산이 법원에 의해 동결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