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현지 교민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14일 에티오피아 현지 교민 A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상황을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현지시간) 사건이 발생한 후 바로 피해 여성 B씨가 교민들에게 도움을 구했다”라며 “교민들이 먼저 병원을 방문해 증거를 수집하라고 해 바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A씨는 “문제의 외교관은 사건 이후 B씨의 집에 계속 찾아와 기다린 것으로 안다”라며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합의도 시도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해당 외교관은 공식적으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사건 이후 대사관의 행태도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대사관 측에서는 대사관 직원들을 비롯해 교민사회에 사건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입단속’을 시켰다. A씨는 “에티오피아 교민사회가 작고 대사관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도 대사관에 불리한 진술을 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A씨는 또 “대사관에서는 봉사나 계약직, 인턴 과정으로 온 젊은 여성들을 술자리에 불러내기도 한 것으로 안다”라며 “해당 여성들은 매우 불쾌함을 느꼈으며 쉬쉬하면서 넘어간 성추행도 충분히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여성 행정직원 A씨와 식사 후 술을 마시고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12일 귀국해 외교부에서 대면 조사를 받았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에티오피아 외교관 성폭행 사건에 대해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라며 “무관용 원칙과 관련 규정 법령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