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섀도보팅 폐지하면 주총 대란… 3년 뒤로 연장해야”

입력 2017-07-16 11:00수정 2017-07-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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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인 섀도보팅제도가 폐지될 경우,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주주총회를 열 수 없는 회사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한국경제연구원은 새도보팅제도 폐지에 따른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16일 섀도보팅이 폐지되면 주주총회 대란이 올 수 있다면서, 보고서를 통해 △주주총회 의사정족수 폐지 △감사(위원) 선임시 주주 의결권 제한 폐지 △섀도보팅 연장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한경은 우선 주총에 참석한 주주만으로도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 외국의 경우 주주가 1~2명만 있어도 주주총회를 개최할 수 있다. 미국(모범회사법), 독일, 스위스 등은 주주가 1명만 참석해도 주주총회를 열 수 있으며 영국은 2명만 참석하면 된다. 일본도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실상 주주 1명만 참석해도 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려면 최소한 발행주식총수의 25%를 채울 만큼의 주주들이 참석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무관심을 감안할 때, 주총 정족수를 채우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 한경연은 우리나라 소액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율은 1.8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주주 의결권 제한 규제도 폐지해야 한다고 한경연 측은 주장했다. 섀도보팅 폐지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감사(위원) 선임을 할 때다. 감사(위원) 선임시에는 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외부주주를 많이 끌어와야만 주총 안건 자체를 논의할 수 있다.

때문에 지난 정기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 건으로 섀도보팅을 요청한 회사는 559개로, 전체 섀도보팅 요청회사의 87.2%에 달했다.

지주회사의 경우는 더하다. 법적으로 자회사 지분을 상장사는 20%, 비상장사는 40% 이상 보유해야한다.

모회사 지분율이 높을수록 외부주주 지분율은 낮아지므로, 외부주주 모집이 더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어떤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39% 가지고 있다면, 외부에서 13% 만큼의 주주를 더 모아야 감사를 선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52%의 주주가 모여야 감사선임 안건을 논의할 수 있다.

한경연 측은 "섀도보팅 폐지에 앞서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의결권 제한 규제를 폐지하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경연은 "근본적 대안은 아니나, 내년부터 당장 주주총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회사들을 위해 섀도보팅을 향후 3년간 연장할 필요가 있다"며 "주총에 대한 주주의 무관심이 계속되는 한, 섀도보팅 없이 주주총회를 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상법 규정은 과거 주주가 많지 않을 때 적합했던 모델로서, 기관·외국인 주주가 많고 지분이 분산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상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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