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간 증시 호조를 이끌어 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약세로 돌아서면서 반도체ㆍIT(정보통신) 업종 전반이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1.63포인트(0.47%) 내린 2439.90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2453.17까지 오르며 장중 고점을 높였지만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대량 출회하면서 지수도 약세로 전환했다. 오후장 중 2450선이 무너진 후 2440선까지 차례로 무너졌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이날 SK하이닉스가 시장 기대치를 넘는 긍정적 실적을 발표했는데, 시장에 반영됐던 과도한 기대감이 차익실현 욕구로 이어지면서 코스닥시장까지 IT 업종 전반의 숨 고르기 양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단기 조정장에 불과한 만큼 코스피의 상승랠리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예은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가 실적 발표를 했는데 이후 코스닥에서도 낙폭이 확 커졌고 반도체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며 “주성엔지니어링, 비아트론 등 잘나가던 코스닥 반도체주들도 동반 하락세”라고 진단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3조507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6조6923억 원, 순이익은 2조4685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442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약세장을 주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646억 원, 266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는 무려 2227억 원어치를 담았다.
프로그램매매에선 차익거래는 매수, 비차익거래는 매도 우위로 총 85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하락 우위 국면으로, 의료정밀의 낙폭이 가장 컸다. 전기전자, 운수창고, 증권, 건설, 제조업, 보험 등이 많이 내렸다. 반면, 의약품과 철강금속, 은행, 운수장비 등은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에선 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1.69%)를 비롯해 SK하이닉스(-3.56%), 삼성전자우(-1.72%), 한국전력(-0.22%), 삼성물산(-1.05%), 삼성생명(-0.78%), KB금융지주(-1.00%) 등이 내렸다. 반면 현대차(0.69%) 와 POSCO(0.31%), NAVER(0.48%)는 올랐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도 6.85포인트(1.01%) 내린 670.47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 679.48까지 치솟았던 지수는 장중 반도체 업종의 투자 센티멘트가 약화되면서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하락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주효했다. 특히 반도체, 인터넷, 통신서비스 등이 각 2% 넘게 급락했다. IT 하드웨어, IT 부품, 기계ㆍ장비, 일반전기전자, 화학, 건설, 제약, 의료ㆍ정밀기기 등도 1% 이상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