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유출 막으려는 방편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의 고삐를 갈수록 바짝 죄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자국 기업의 해외 투자 규제안을 공식 발표했다고 21일 CNBC가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부동산, 호텔, 엔터테인먼트 산업, 스포츠 클럽, 영화 제작 등에 대한 해외 투자가 제한된다. 이에 더해 포르노, 도박 등 사행산업도 투자 금지 대상으로 정해졌다.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투자를 금지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외환 거래를 단속해 자본 유출을 막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반면 중국 당국은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과 연관한 투자는 적극 장려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 자원 탐사, 농업 분야에서의 연구·개발 지원은 당국이 직접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대규모 해외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작년에만 중국 기업은 2000억 달러(약 227조6000억 원) 규모의 해외 M&A를 성사시켰다. 호화 호텔부터 프로 축구 구단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포식했다. 다롄완다그룹은 미국 디즈니를 꺾겠다는 일념 하에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사들였고, 푸싱그룹은 작년 7월 잉글랜드 축구클럽 울버햄튼 원더러스 FC를 인수했다.
중국 기업이 거침없이 해외 투자에 열을 올리자 당국은 자본 유출 우려와 위안화 약세 압력에 따라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그 결과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고, 국무원이 이를 공식 발표했다. 얼마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재정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국가 안보까지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CNBC는 이후 중국 정부의 자본 유출 강화 수위는 굉장히 강력해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자산 거래는 올해 1~6월에 전년 대비 40% 감소해 7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에 더해 개별 기업의 자금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의 부채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66%까지 급증한 상태다. 포트쉘터투자운영의 리처드 해리스 최고경영자(CEO)는 “몇몇 기업들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너무 멀리 왔다”며 “중국 당국이 걱정하고 있는 점은 다른 나라 기업들처럼 과도한 투자를 단행하다가 파산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