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평택 국제대교 붕괴 사고의 원인 파악에 나선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관급공사의 불공정하도급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공공부문 기술형 입찰(턴키방식) 공사를 타깃으로 조사를 벌인 만큼, 폐쇄적 시장인 관급공사와 관련한 건설사 제재가 이뤄질 전망이다.
29일 정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공정거래위원회는 공공기관 등이 발주한 기술제안입찰과 경기도 관급공사 등을 포함한 기술형 입찰공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는 300억 원 이상 대형 관급공사가 몰려 있는 경기권을 주 타깃으로 보고 있다. 태영건설 컨소시엄과 GS건설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한 2015년 발주 시흥그린센터 소각시설 환경개선사업 현장조사가 지난해 대표적인 케이스다.
무엇보다 기술형 입찰공사 조사 대상에는 평택국제대교의 붕괴사고와 관련한 평택호 횡단도로 건설사업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조사를 받은 건설사는 평택국제대교 붕괴사고와 관련한 평택호 횡단도로 건설사업(2공구) 시공사인 대림산업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금호산업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부분이다.
대형 건설사 외에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중견 건설사들도 들어가 있는 만큼, 관급공사 시장의 불공정행위를 향한 대대적인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측은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평택국제대교 붕괴 사고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한 만큼, 지켜 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하도급 문제로 인한 부실공사 여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에는 건설부와 합동으로 조사를 벌인 바 있지만, 평택국제대교의 붕괴사고와 관련해 합동 조사 요청을 해오지 않았다” 며 “그럼에도 건설업계의 불법하도급이 부실 시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도급 실태에 대해 들여다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공공부문 관급공사에 대한 문제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주로 담합이나 하도급 횡포를 들여다 보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 면서 “평택호 횡단도로 건설사업과 관련한 건은 지난해부터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6일 오후 3시 20분께 평택 국제대교(1.3㎞) 건설 현장에서 상판 4개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