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성장률 OECD 8위 → 18위 추락...경기동행지수 변동치 하락세
한국 경제가 대내외 리스크가 고조되고 경기침체 조짐이 가시권에 들었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데자뷔 현상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경제는 G2(미국·중국) 리스크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더해 각종 경기지표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올 하반기엔 곳곳에서 드러난 이상 징후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더 심상치 않아 경기침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마저 나온다.
5일 정부와 경제기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올해 본예산(400조5000억 원)에 더해 추가경정예산(추경) 11조 원까지 투입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고 있지만, 올 하반기 한국 경제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장 이번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인해 산업 생산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북핵 리스크 고조로 주식시장이 지수 하락을 키울 땐 전체 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서비스업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전체 산업 생산에서 서비스업의 가중치 비중은 50%를 넘고, 서비스업에서 주식시장 등이 포함된 금융·보험의 기여도는 가장 높은 항목이다. 북핵 리스크가 단기에 해소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서비스업 생산 지수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올 추석 연휴 직전인 10월 2일(월요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전체 산업활동 지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휴일이 길면 소비활동에는 긍정적이지만, 제조업 조업일수가 줄어 생산과 수출에는 부정적이다.
올 7월 전체 산업 생산이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경제성장률도 2분기 들어 다시 0%대로 회귀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초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1.1%로 잠정 집계되며 6분기 만에 0%대 성장에서 벗어났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꺾인 것이다.
2분기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 수준이다. OECD가 집계한 2분기 회원국 성장률은 평균 0.7%(현재 집계된 27개국 기준)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27개국 중 18위 수준이다. 1분기에 1.1% 성장하면서 35개국 중 8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순위가 대폭 하락한 것이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4월(101포인트)에 정점을 찍은 뒤 7월(100.7포인트)까지 하락 추세다. 소비 역시 불안하다. 소비자물가가 급등하고 14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등이 서민가계의 부담으로 이어져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 경제가 회복에서 확장국면으로 넘어가는 단계인데, 불안요인이 있어서 불확실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