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과로로 숨진 항공사 사무장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아시아나항공 사무장 A씨의 부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평소 앓던 고혈압이 심해진 상황에서 사망 직전 평소보다 과중한 업무에 따른 과로와 스트레스로 뇌출혈이 발생해 사망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는 승객에 대한 기본적 서비스 업무 수행은 물론 수많은 승객의 다양한 요구에 친절히 응대해야 하고, 그 업무는 승무 계획에 따라 매우 불규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업무공간은 비행 중인 비행기 내부로 지상보다 기압이 낮고, 소음과 진동이 지속돼 근무환경이 매우 열악하다"고 판단했다. 국제선 장거리 비행의 경우 급격한 생활환경 변화로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점 등도 근거로 들었다.
지난 1995년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으로 입사한 A씨는 2011년부터 사무장으로 승진해 국제선과 국내선 객실 승무원으로 일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본사로 출근했다가 당일 밤 회사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망 이유는 뇌출혈이었다. A씨 유족들은 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 측은 "A씨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 측은 지난해 11월 공단을 상대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