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전환 및 신규자금 투입시 산은 비율 높여야
금호타이어에 신규자금이 투입되거나 채권단이 추가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KDB산업은행이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은이 금호타이어 매각 실패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산은을 제외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 회사에 대한 신규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일부 기관은 금호타이어에 필요한 자금 투입 규모를 자체 산정하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채권단이 막대한 채권 손실을 안고 법정관리를 보내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1일 금호타이어와 관련 “살아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2일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한 직후, 채권단 간의 책임 공방이 본격 벌어질 전망이다. 가려야 할 책임 소재는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가 2014년 12월 채권단의 관리절차에서 벗어난 이후 실적이 급락한 배경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올해 6개월 간의 더블스타와의 협상 끝에 금호타이어 매각이 불발된 원인이다.
채권단 내에서는 후자의 경우 산은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데 이견을 달리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등 일부 기관은 불필요한 매각 잡음을 방지하기 위해 박 회장에게 초기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매각이 무산돼 금호타이어가 생사기로에 놓인 만큼 산은 책임론은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와 관련해서는 채권단이 적절한 시기에 경영진을 해임하지 못한 것을 두고 네 탓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단기차입금 1조6601억 원 중 1조3000억 원은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한다. 채권 만기 연장과 함께 추가 출자전환과 같은 신규자금 투입 규모와 각 기관별 비율을 정하기에는 논의 시간이 길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