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호황·유가상승 등에 대기업·수출기업 상승폭 더 커..경제심리순환 5년4개월만 최고
기업 심리지표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제조업 업황BSI는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자와 화학은 36개 업종 중 기준치 100을 넘겼고, 도소매업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반면 자동차업종은 부진했고,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처음으로 건설 부문은 하락했다.
BSI란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현재 판단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 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더 많음을,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6포인트 오른 88을, 중소기업이 1포인트 올라 74를 기록했다. 판매경로별로는 수출기업이 6포인트 상승한 90을, 내수기업이 3포인트 오른 78을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전자가 8포인트 상승한 107을 기록했다. 이는 4개월만에 기준치 100을 넘긴 것으로 2010년 7월(111) 이후 최고치다. 화학도 12포인트 급등한 102로 4월(104) 이후 100을 넘겼다. 각각 반도체 호황과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유가상승 및 미국 허리케인 피해로 인한 공급차질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1차금속도 12포인트 올라 93을 보였다. 수출호조와 제품판매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도소매업도 11포인트 증가한 83을 기록했다. 수출호조에 따른 주요 산업재 거래가 증가한데다 백화점 추석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골프장 등 야외 레저시설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스포츠여가서비스도 20포인트 급등한 84를 나타냈다.
반면 의료정밀기기는 12포인트 급락한 87을 기록했다. 시험측정장비와 산업용 렌즈의 수요둔화가 원인이었다.
자동차도 1포인트 떨어진 65를 보였다. 특히 10월 업황전망BSI는 13포인트 급락한 59를 기록했다. 파업재개 가능성과 함께 중국 리스크로 인한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이 1포인트 떨어진 72를 기록했다. 이는 6월 68을 기록한 이후 석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부동산·임대업도 2포인트 내린 72를 나타냈다. 5월 82 이후 4개월연속 내림세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각각 20.8%, 20.3%)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자와 화학업종이 급등해 기준치 100을 넘겼고 수출과 내수기업간 체감경기도 큰 차이를 유지했다.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처음으로 건설 등은 하락했다. 자동차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호조가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자동차 부문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여 기업심리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추정했다.
기업(BSI)과 소비자(CSI)를 포함해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대비 1.3포인트 하락한 96.8을 기록했다. 반면 계절성과 불규칙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한 98.0을 나타냈다. 이는 2012년 5월(98.4) 이후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