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게임 기업 넥슨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하며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향후 거래소 영역 확대 뿐 아니라, 자사 게임과 연동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중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JP모건, 삼성SDS, LG CNS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넥슨, 가상화폐 이상을 넘본다 = 넥슨의 지주회사 엔엑스씨가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을 인수하기로 한 것과 관련 넥슨이 가상화폐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라기 보단 블록체인 기술에 앞서 있는 기업에 투자했다고 보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넥슨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도 가상화폐의 핵심으로 꼽히는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해 이번 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넥슨은 코빗의 기술력을 토대로 자사의 게임의 '게임머니'를 블록체인 기술로 통합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넥슨은 2015년 "게임머니를 기반으로 기축통화를 만들고 환율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나 초기 연구 중인 단계로 도입 여부와 시기가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2년 후인 지금 넥슨이 이런 구상을 구현할 수 있는 청사진이 나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꽃 = 넥슨이 통합 게임머니를 가상화폐로 구현하려는 것은 역시 신뢰성 확보다. 일반적으로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기업이 마음대로 수량을 늘릴 수 없을 뿐더러, 통화량이나 총 생산량 등이 투명하게 운영된다. 투명성이 블록체인의 핵심이 이런 특징은 4차 산업 혁명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동안 게임머니를 둘러싼 게임사와 유저들간 게임 내 통화경제를 게임사가 마음대로 좌지우지 한다는 점은 골칫거리였다.
예컨대 유저가 획득한 게임머니의 가치가 게임사가 조정한 경제시스템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가치 폭락을 겪을 수 있다.
이 문제는 넥슨 뿐 아니라 글로벌 온라인 게임운영사 블리자드, 엔씨소프트 등이 모두 겪는 분쟁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투명하게 게임머니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열공하는 기업들 = 올해들어 글로벌 기업들이 블록체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텔과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세계 최대 유선 통신장비 기업 시스코, 삼성SDS 등은 이미 블록체인 활용을 위한 기업 연합인 '이더리움 기업 연합(EEA)'에 참여를 확정했다.
EEA에는 정보기술(IT)업계 뿐 아니라 세계적 은행인 JP모건과 산탄데르 등이 참여할 뿐 아니라 에너지 기업, 자동차 기업 등이 가입돼 있다.
최근 프랑스 대형보험사 악사(AXA)는 이더리움의 블록체인을 사용해 새로운 항공 보험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AXA의 '피지(Fizzy)'라는 새로운 상품에 비행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됐을 때 다음 여행을 보장하도록 지원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적용됐다.
AXA는 "궁극적으로 이번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를 적용한 보험 제품 출시는 투명성을 높여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