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위직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우리은행이 2015년 공채에서는 당시 현직 노조위원장의 자녀를 행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위원장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만큼 채용 과정상 특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복수의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박 모 전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의 딸을 재임기간(2013년 12월~2016년 12월) 치러진 2015년 하반기 공채에 최종합격시켰다.
해당 자녀는 2015년 11월에 우리은행 일반직 행원으로 최종합격, 그 해 12월 30일에 정식 입사했다. 지금은 강남 지역의 A금융센터에 근무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금융센터는 직원이 10명 내외인데 그 곳은 강남 지역에서도 가장 큰 곳으로 직원이 25명 안팎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친인 박 전 위원장은 노조위원장 임기를 끝마친 뒤 지난 7월부로 강남 지역의 B금융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5년 8월 ‘일반직 신입행원 공개 채용’를 실시, 서류전형과 1차면접 등을 거쳐 11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통상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은행권 공채에서 당시 현직 노조위원장 자녀가 채용된 것이다.
업계에서도 현직 노조위원장 자녀가 채용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현대차 등에서 단협 조항으로 장기 근속 조합원 자녀에게 가산점을 제공하는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은행권에서, 그것도 노조위원장 자녀를 채용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녀 능력이 합당해도 노조위원장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러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시중은행에서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공채에서도 금융감독원 임원, 국가정보원 직원 등 고위직이나 권력기관 임직원의 청탁을 받아 이들의 자녀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노조위원장 자녀가 2015년에 들어온 걸로 알고 있다”며 “다만 능력이 괜찮다면 (부모가 내부 직원이라는 이유로) 떨어뜨리는 건 역차별”이라고 해명했다. 박 모 전 노조위원장은 이투데이가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