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1주년 집회'가 28일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가운데 촛불집회 최다 참가자로 화제를 모은 시민과 경찰 차벽에 꽃스티커를 붙여 차벽을 꽃벽으로 뒤덮은 퍼포먼스를 선보인 이들이 입을 열었다.
27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촛불 1주년 집회'를 앞두고 촛불집회 최다 참가자 이민주 씨가 당시 촛불집회에 나선 심경을 전했다.
이민주 씨는 "촛불집회에 127회를 다녀왔다. 당시엔 그냥 막막해서 나갔다. 돌아가는 상황이 말도 안 되게 돌아갔기 때문에 어디 울분을 표출할 수 없었고 정말 '이게 나라냐'라는 생각에 너무 막막했다"라며 촛불집회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어린아이가 목에 팻말을 들고 여기 따뜻한 차 있어요라고 돌아다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엄마는 뒤에서 커다란 주전자와 종이컵만 들고 다니면서 앉아 있는 사람들 나눠주고 그런 얘기하면 눈물이 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겨울은 무척 추웠지만 (촛불집회 참여 시민들의 열기에) 광장에 나가면 정말 따뜻하고 행복했다"라며 "당시 80세의 친정 어머니도 모시고 나갔는데 벌써 촛불 1주년이 지났다. 친정 어머니는 꿈 같다고 하시더라. 앞으로 살 만한 세상이 되겠구나. 이런 세상도 내가 보고 내 일생을 마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민주 씨는 촛불집회 전과 촛불 1주년을 맞은 지금 무엇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그전에는 무기력하고 시큰둥했었는데 지금은 국민의 힘으로 뭔가가 이렇게 조금씩 변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긍정적이고 활기차게 바뀌었다"라며 "제 일생에 이런 경험에서 너무 행복하다. 아이들하고 남편과도 이런 걸 보는 것 자체가 역사상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아느냐고 자주 이야기를 한다"라고 답했다.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촛불집회 당시 차벽을 꽃벽으로 만든 이강훈 작가와도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강훈 작가는 "2차 집회 때부터 참석을 하면서 경찰이랑 시민들이 차벽을 사이에 두고 조금 아슬아슬한 광경이 펼쳐졌는데 그걸 보면서 뭔가 폭력적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겼다"라며 "그걸 바꿀 수 있는 뭔가가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그런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다"라고 차벽을 꽃벽으로 만둔 퍼포먼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어린아이들이 부모님 손에 이끌려서 차벽 앞으로 가서 직접 손에 든 스티커를 붙이는 장면들은 볼 때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 아이들이 당장은 자기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중에 내가 그 때 그 자리에서 이걸 했었다라는 걸 알게 됐을 때 굉장히 그게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라며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시민들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스티커를 받아들면 바로 차벽으로 가서 붙이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그게 굉장히 보람 있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한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퇴진행동)'는 28일 오후 6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 1주년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촛불 1주년 집회 후 공식행진은 없다"라며 다만 공식행사 종료 후 시민들이나 단체들이 자율적으로 사후 행사난 행진을 계획하거나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