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체제 전환으로 재상장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거래재개 첫 날 줄줄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향후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3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식품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한 신설 법인 롯데제과는 전 거래일보다 15.74% 떨어진 19만 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롯데쇼핑(-7.08%)과 롯데칠성(-3.77%)도 함께 밀려났다. 롯데칠성은 장중 125만 원까지 밀려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푸드의 경우 장중에는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장 종료 직전 돌연 상승세로 반전했다.
사업회사들이 대체로 하락한 것과 달리 지주회사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롯데지주는 시초가보다 10.00% 오른 7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지주는 장 초반 9% 넘게 급락했다가 이후 반등해 28.13%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결국 10% 상승하며 종료됐다. 롯데지주 우선주는 장 초반 일찌감치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르며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롯데그룹은 지난 12일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했다. 재상장에 앞서 시장에서는 롯데지주 주가 하락, 롯데 사업회사의 주가 상승 시나리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실제 거래재개 첫 날 주가흐름은 반대였다.
거래 정지 기간에 발표된 3분기 실적이 사업회사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 57.6% 줄어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롯데칠성도 신규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35% 줄었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 역시 중국 사업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3분기 성적을 냈다.
반면 롯데지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앞으로 호텔롯데의 상장 이후 롯데지주의 통합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에 힘을 싣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는 또 하나의 ‘블루칩’이 될 수 있다”며 “주요 자회사 기업공개, 금융 계열사 매각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