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신입 여직원에 대해 성폭행 논란으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한 가운데 해당 여직원의 피해 소식을 전한 '블라인드 앱'이 주목받고 있다.
'사내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한샘 사태와 관련해 피해 여직원 A 씨의 변호사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A 씨가 10월 29일께 복직을 앞두고 위로를 받고자 자신의 신상이나 회사의 신상을 모두 감춘 채 네이트판에다 글을 올렸는데 글을 올린 직후 회사 측에서 '일이 커질 수 있고 피해자에게 좋지 않을 수 있으니 글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글을 곧바로 내렸다"라며 "이후 '블라인드 앱'을 통해 한샘 성폭행 논란 사실이 확산했고 지금의 사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번 '한샘 성폭행 논란'에도 블라인드 앱이 해당 사건을 공론화 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선 블라인드 앱은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휴대전화 익명게시판이다.
직장인들이 회사·업계·직군 별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익명으로 고충을 토로하거나 맛집 등 정보를 교류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자기 회사 고유의 '블라인드' 게시판이 생기면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해당 회사 임직원임을 인증하고 가입할 수 있다.
이번 사태에 앞서 블라인드 앱이 주목받은 것은 과거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일명 '땅콩회항' 사건 당시였다. 사건 당시 대한항공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항공기 승무원의 서비스에 불만을 갖고 책임자를 항공기에서 내리게 한 사건의 전말에 대한 글이 올라왔고, 해당 글을 읽은 이들은 이 내용을 각종 사이트나 SNS를 통해 확산하며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다.
2015년엔 스타벅스 사태도 블라인드 앱을 통해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스타벅스 직원과 마니아가 모이는 한 카페에 스타벅스 열성팬에 대한 비난과 험담글 여러 개가 캡처된 내용이 게시됐다. 이 카페글에는 스타벅스 별 포인트를 적립하고자 음료 여러 잔을 나눠 계산하는 고객을 향해 '별거지'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커스텀 음료(개별 요구사항을 말해서 주문하는 음료)를 주문하는 고객을 향해 '진상'이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사실이 블라인드 앱을 통해 알려지자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이번 일로 대다수 파트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라며 "파트너 교육 등 추후 재발 방지에 대한 여러 대책을 내부 회의를 통해 논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블라인드 앱이 사내에서 할 수 없었던 말을 할 수 있는 통로로도 인식되지만 기업 내에서도 예의주시하며 감시하고 있어 익명 게시판의 글도 일일이 검열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이 나타나기도 하는 모습이다.
다만 블라인드 앱 측은 한국·미국에서 4년간 검증된 안정성을 갖췄다며 익명의 안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