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동주(63)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6일 서울가정법원에 '한정후견인 대리권의 범위 변경 청구'에 대한 항고장을 제출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함께 이 사건 관계인으로 참가했다. 신청인이 아니더라도 재판부 허가를 받고 심문에 참여했기 때문에 재판부 결정에 불복해 항고할 수 있다. 참가인 중 1명이라도 항고하면 2심 판단을 받는다.
법조계에서는 1심 결론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 총괄회장에 앞서 박만송 삼화제분 회장 사건에서도 '성년후견인이 주주권을 대리할 수 있다'고 처음 인정된 바 있다.
다만 성년후견인이 경영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를 후견인으로 추가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전례도 있고 사단법인 선의 경우 이 분야를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법원 허가를 거치는 방식으로 공정성을 확보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십 년 간 머물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서 잠실 롯데월드타워 49층으로 거주지를 이전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법원 결정을 따르지 않고 버티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신 총괄회장의 신변을 보호해온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동안 부친을 자신이 마련해둔 한남동 거처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될 사안인데, 사전에 의견을 충분히 조율했다면 기업 이미지 등을 고려하더라도 (결과 확정 후) 다르게 이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을 맡은 사단법인 선(대표자 이태운)이 '신 총괄회장 주주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낸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정후견은 정신적 제약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을 대신해 후견인이 일정 범위 내에서 재산관리와 신상보호를 맡는 제도다.
김 부장판사는 "신 총괄회장이 소모적인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오직 본인의 의사와 복리라는 기준으로 주주권에 관한 동의권과 대리권을 행사하게 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주주권을 대리 행사할 때 법원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단서를 뒀다.
신 총괄회장이 주주권을 포함한 중요한 재산권을 적정하게 행사할 수 없는 정신 상태인 점, 현재로서는 본인 의사라는 명목 하에 자신의 이익과 무관하거나 배치되는 방향으로 주주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있는 점, 주주권을 포함한 재산권과 회사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 등이 고려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심문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에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의 의결권 행사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해 한정후견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