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 CCTV 카메라, 미국 점령…사이버 보안 우려 고조

입력 2017-11-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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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42% 지분 보유 하이크비전의 카메라, 미국 내 경찰·군 기지 등에 폭넓게 사용

중국제 CCTV 카메라가 미국을 점령하면서 사이버 보안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테네시 주 멤피스 시의 경찰에서 미주리 주의 육군 군 기지 등 미국 전역은 물론 아프가니스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 등에서 세계 최대 CCTV 카메라 업체인 중국 항저우하이크비전디지털테크놀로지(이하 하이크비전) 제품이 쓰이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이크비전은 중국 정부가 42% 지분을 보유해 사실상 국영기업과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14억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CCTV 카메라를 폭 넓게 사용하면서 하이크비전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세계시장에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국은 물론 프랑스의 공항과 아일랜드의 항만, 브라질과 이란의 도시에 이르기까지 하이크비전 제품이 안 들어간 곳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이에 미국 국토안보부를 포함해 전 세계 정보당국은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하이크비전의 부상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미국 의회 자문그룹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의의 캐롤린 바톨로뮤 위원장은 “미군 기지와 대사관 등 매우 민감한 지역에 중국제 CCTV 카메라가 설치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중국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정보수집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의도가 순수하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조달청은 안보 우려를 감안해 하이크비전 제품을 자동승인 품목 리스트에서 내렸다. 국토안보부는 지난 5월 하이크비전의 카메라가 해킹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하이크비전에 대한 이런 불안은 지난 2012년 미국 의회가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 화웨이테크놀로지 제품이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이크비전은 “우리 제품은 안전하며 항상 현지 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국토안보부가 지적한 결함에 대해서도 미국 당국과 협력해 문제를 고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CCTV 카메라에 찍힌 내용에 접근하거나 카메라 자체를 제어할 수 없다”며 “대다수 제품은 제3자 업체를 통해 판매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CCTV 카메라를 연결하는 기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사이버 보안 취약성은 더욱 큰 우려가 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일련의 해커들이 다른 중국 CCTV 카메라 업체의 시스템을 해킹 공격해 이를 통해 아마존과 페이팔, 트위터 등의 사이트를 수시간 동안 먹통이 되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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