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중앙銀 통화정책 유효성 감소” 대응책 촉구…금융위는 “투기거래 부작용 우려…소비자 보호 규율 고심”
국내 하루 평균 가상화폐 거래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섰다. 가상화폐 거래자 숫자도 100만 명에 이른다. 이에 가상화폐와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은 민간을 넘어 정부와 학계로 번지고 있다. 한국은 현재 일본이나 러시아 등 외국과는 다르게 법적으로 가상화폐를 명확하게 규제하지 않고 있다. 향후 한국의 가상화폐 정책에 대한 궁금증이 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자 국회에서 미래 가상화폐 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민간, 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마련된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2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상화폐와 정책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날 행사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전국은행연합회가 후원한다.
토론회는 가상화폐와 그 기술기반인 블록체인을 간략히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중앙은행의 통화금융제도와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명지대 문종진 교수가 강연한다.
문 교수는 이날 강연 내용과 관련해 “가상화폐가 본격화하면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유해성이나 각종 통화관리 수단이 유효할 것인가 등에 대해 토의할 것”이라고 했다. 문 교수는 또 “가상화폐가 본격화하고 중앙은행이 여기에 대응을 지연하면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감소된다”며 “(중앙은행의) 대응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중앙은행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는 가상화폐공개(ICO)와 거래소의 안전성 제고 방안도 논의된다. 발제를 맡은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김형중 교수는 현재 한국 내 ICO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자금세탁 방지를 강화하는 등 외국 ICO 모델을 따를 것을 조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지금 세계적으로 ICO를 금지하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뿐”이라며 “사실은 (ICO를 금지하면) 하고 싶은 사람들이 다른 방법으로 우회해서 한다.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관련 규정을) 명확하게 하려면 법이나 규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가상화폐의 안정성 관리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주흥민 전자금융과장은 “(가상화폐를) 금융업으로 포섭하면 이용자에게 가상통화로 승인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투기거래 등 부작용이 있다”며 “다만, 소비자 보호와 투기 방지에 중점을 두고 가상화폐 거래를 규율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이병목 팀장은 “현재 국내 가상통화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가상통화의 속성 때문에 주요국 정부 당국과 중앙은행들은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현재 한은은 자체적으로 디지털 화폐의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금융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