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린 삼성전자 TF팀… 왜 공개 안 하나

입력 2017-11-23 09:13수정 2017-11-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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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2일 4차 산업혁명 핵심인 인공지능(AI) 센터를 신설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손영권 사장 역할을 확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던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의 조직 구성에 대해선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다. 올 초 해체된 미래전략실 부활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지원 TF의 경우, 현재 팀원들을 구성하는 중”이라며 “팀 구성이 마무리되더라도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TF 구성원을 명확히 밝히지 않을 경우,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에선 TF 역할이 막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구성원은 물론 권한과 책임 등이 명쾌하지 않으면 마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역할이 확대된 손영권 사장이 인수합병(M&A) 등 바깥 살림을 총괄하고, 정현호 사장은 전자 계열사간 협력과 조율 등 안 살림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전략 TF 구성은 30~40명 안팎으로 재경과 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승진한 옛 미전실 출신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전자 계열사 간의 조율 및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간 인사 이동 및 공통 업무 등을 조율하는 역할이다. 기존 미전실의 대관, 법무, 홍보, 감사, 금융지원 등의 업무는 배제됐다.

최종 의사 결정을 이사회가 하면 이를 계열사에 전파하는 것도 TF의 몫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미전실 해체 당시 이사회 권한을 키워 투명ㆍ책임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의사결정 과정에 ‘복심’을 심으면서도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한 셈이다.

손영권 사장이 추진한 대형 M&A 역시 최종적으로 보고 받고 시너지 등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의 핵심 참모로 알려진 정현호 사장과 손영권 사장이 힘을 합쳐 삼성전자 새 먹거리 발굴을 책임지는 모양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손영권 사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최근 AI등 미래 먹거리가 산업 융합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업부별로 진행하게 됐을 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영역을 터준 것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로 인해 지난해 하만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M&A)에서 속도를 내지 못해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손 사장이 맡고 있는 BD(Business Development) 관련 협업을 확대해, 전장 사업과 연계된 DS부문은 물론 CEㆍIM부문까지 포함시켰다. 손 사장은 현재 맡고 있는 하만 이사회 의장직도 그대로 수행한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 다양한 산업 영역의 융복합화와 업계의 합종연횡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가속화 시킬 예정”이라며 “손영권 사장은 전 사업부문에 걸쳐 BD과제 등을 적극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초대 인텔코리아 사장을 지낸 손 사장은 하만 인수를 성사시킨 주역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핵심 참모로 꼽힌다. 앞서 손 사장은 실리콘밸리 삼성전략혁신센터에서 실리콘밸리 기업과의 교류 및 인수합병(M&A) 등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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