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중형 구형'에 비명 질러…안정 되찾을 때까지 소송관계인들 대기 해프닝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 대해 징역 4년 및 추징금 70억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이라고 표현한 최순실(61) 씨에게는 징역 25년 및 벌금 1185억 원이 구형됐다. 공범인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에 대해 징역 6년 및 벌금 1억 원, 명품 가방 2점 몰수와 함께 추징금 4290만 원을 구형했다.
이 사건 기소 주체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 2곳이다. 신 회장은 2기 검찰 특수본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재계 5위 기업이자 국내외 직원 18만 명을 둔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강화를 위해 면세점 특허 재취득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극 로비했다"며 "그룹 오너가 핵심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칠성 등의 자금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도모했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검찰은 또 "정경유착 폐단을 끊고 롯데가 국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다시 서기 위해서는 잘못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신 회장은 "부디 억울한 점이 없도록 깊이 살펴봐달라"고 최후 진술했다. 변호인도 "강요 피해자와 뇌물공여자의 지위가 어떻게 양립 가능한지 동의하기 어렵다"며 "롯데는 공익사업 지원 요청으로 생각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응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최 씨는 유기징역 최고형(30년)에 가까운 25년이 구형되자 분에 못이겨 '아아악!'하며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 씨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소송관계인들이 법정에서 대기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다시 재판이 시작된 후에도 최 씨는 감정을 못 추스린 듯 훌쩍이거나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 씨에 대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은밀하고 부도덕한 유착과 이를 십분활용한 대통령 비선실세의 탐욕과 악행이 이 사건의 실체"라며 "권력을 악용해 법 위에서 국정을 농단했던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단죄만이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훼손된 헌법적 가치를 재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 등 3명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년 1월 26일 오후 2시10분에 열린다.
신 회장은 면세점 특혜 청탁 목적으로 최 씨가 실소유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지원했다가 검찰의 그룹 수사가 이뤄지기 직전에 돌려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씨는 신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57) SK그룹 회장으로부터 K스포츠재단 등에 89억 원의 뇌물을 제공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안 전 수석은 최 씨, 박근혜 전 대통령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변호인단이 전원 사임하면서 재판을 거부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궐석재판으로 진행 중이다. 최 씨와 혐의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최 씨의 1심 결론으로 박 전 대통령의 향후 재판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