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전용 브랜드 나오나…‘갑론을박’

입력 2017-12-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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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브랜드 출범을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이외에 별도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설립하는 방안과 전기차를 연상케 하는 서브(네이밍) 브랜드를 추구하는 방안이 맞서고 있다.

15일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고위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와 관련해 “영업본부 쪽에서 상품과 브랜드 관련부서 등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왔다”며 “각각 긍정과 부정 요소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방향이든 조만간 전동화 브랜드 방향성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는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속속 전용 브랜드 출범을 서두르고 있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는 규모와 시장 점유율 전망에 따라 토털 브랜드와 서브(네이밍) 브랜드로 나뉜다. 예컨대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고급화 전략에 따른 토털 브랜드다. 이와 달리 고성능 차를 의미하는 ‘N’은 현대차의 서브 브랜드, 이른바 네이밍 브랜드다. 첫 번째 차종으로 등장한 ‘i30 N’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면서 현대차 내부적으로도 타당성 조사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전용 토털 브랜드 대신 서브(네이밍) 브랜드인 EQ를 내놨다. 벤츠는 올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전동화 브랜드 ‘EQ’를 공통분모로 차종별로 또 다른 알파벳을 덧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양산차 이름은 ‘EQC’다. 이후 EQE, EQS 등으로 등급을 나눌 전망이다.

BMW그룹은 일찌감치 서브 브랜드 i(아이)를 확대하고 있다. 양산 중인 i3와 i8 이외에 앞으로 i1~9까지 다양한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는 서브가 아닌 토털 브랜드로 전기차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내놨다. 소형차 미니(MINI) 자체를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전기차 전문 브랜드 ‘ID’에 힘을 모으고 있다. SUV 세그먼트에서는 ID크로즈( CROZZ), 미니밴 ID 버즈(BUZZ)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현대차그룹 역시 내부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서브(네이밍) 브랜드 출범을 주장해온 관계자는 “곧 전체 라인업에 전동화 작업이 시작되고, 10년 안에 절반 이상이 전기차 형태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라며 “이같은 시점에 별도의 전기차 브랜드 출범은 천문학적인 마케팅 예산과 기회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토털 브랜드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반대로 제네시스처럼 별도 토털 브랜드를 주장하는 쪽은 “3세대 전기차가 등장하기 이전에 신흥국을 중심으로한 시장 선점 중요성이 꽤 크다. 제품만으로 주도권을 잡기에 역부족인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전기차 전용 토털 브랜드 필요성이 크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제네시스처럼 기아차는 ‘스팅어’를 앞세운 고성능 브랜드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왔다”며 “반면 최근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 어느 방향이든 전기차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전략이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와 관련해 전용 토털 브랜드 출범과 네이밍 전략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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