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샤이니 종현 유서가 공개된 가운데, 종현의 유서를 전한 그룹 디어클라우드 나인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디어클라우드 나인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종현이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직접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가족과 상의한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린다"며 샤이니 종현의 유서를 공개했다.
유서는 종현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아왔으며 이로 인해 병원 치료도 병행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종현은 유서에서 "난 속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고 밝혔다.
또 종현은 자살 생각을 수차례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종현은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태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 거라 했다"며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디어클라우드(용린 토근 나인 이랑)는 혼성 4인조 모던 록밴드로 2007년 1집 앨범 '디어클라우드(Dear Cloud)'로 데뷔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디어클라우드는 인디신에서 활동해온 구력을 바탕으로 감성 모던록, 팝 장르 음악까지 섭렵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디어클라우드는 드라마 '7일의 왕비', '너를 기억해', '라이어 게임', '예쁜 남자' 등 OST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 디어클라우드는 지난달 새 정규앨범 ''마이 디어, 마이 러버(MY DEAR, MY LOVER)'로 돌아왔다. 정규앨범은 6년 만이다.
특히 나인은 디어클라우드의 여성 보컬로, 데뷔 초 허스키하고 낮은 톤의 목소리와 휜칠한 키, 중성적 외모 때문에 남자 멤버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디어클라우드 나인은 최근 정규 앨점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종현, 마마무 등과 협업해 보고 싶다"고 언급한 사실이 전해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나인은 종현이 진행한 MBC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 고정 패널로 장기간 출연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두 사람은 음악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 종현 유서 전문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 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 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 탓이군요.
눈치 채주길 바랐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 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 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 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 말이 듣고 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 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라고 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수백 번 물어봐도 날 위해서는 아니다. 널 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 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 되는 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 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 있는 건 흉터로 남지 않아.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 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 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 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