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하만 다음으로 독일의 전장 기업 등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독일의 자동차 IT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전문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모바일 반도체는 완성도가 99%여도 판매할 수 있지만, 자동차 반도체는 100%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하고 안전해야 한다”며 “안정된 공정을 추구하고, 최대한 위험을 줄이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산자동화와 효율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제조업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적용한 국가인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스마트팩토리’와도 연결고리가 있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DS(부품)사업부문 산하 조직이었던 전략혁신센터(SSIC)를 전사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2012년 신설된 전략혁신센터는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략혁신센터장인 손영권 사장은 지난달“우리는 M&A를 성장의 도구로 보고 있고, 향후 더 큰 거래를 추진할 방침”이라며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사업 확장에 지속해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해외 업체와의 협력 및 M&A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올해가 그 어느 때보다 위기일 것이란 데 있다. 당장 이재용 부회장 2심 선고(2월 5일)까지 한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 부회장의 부재상황이 어느 정도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오너 부재 장기화로 인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멈추는 일이 더는 없어야한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지난해말 단행한 인사에서 손영권 사장의 M&A 관련 역할을 확장시킨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밖으로도 악재가 즐비하다. 주요 국가들이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우며 한국 수출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 결정이 임박했고, 철강ㆍ자동차ㆍ화학업계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전방위 통상압박을 받고 있다.
승승장구하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견제하고 위한 움직임도 보인다. 지난달 미국 반도체 기업인 ‘비트마이크로(BiTMICR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제조업체와 이 기술을 이용한 업체들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전자 반도체 가격 인상에 불만을 제기해, 중국의 관리 당국이 삼성에 의견을 전달했다는 중국 내 보도도 나왔다.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호황이 올해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올해 말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공급 확대의 요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