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미 정치적불확실성에 숏커버도..1060원대 중후반서 등락할 듯..금통위 변수 없을 듯
원·달러 환율이 올들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재정환율인 원·엔도 올들어 처음으로 960원대로 올라섰다.
아시아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데다 주식시장이 나흘만에 조정을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김동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대차측 간담회에서 “환율은 시장에 맡기되 필요시 조치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원론적 입장으로 해석되면서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외환당국이 1060원 밑에서 강하게 개입한 바 있어 관련 레벨에 대한 바닥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수입업체들이 1060원대 초반에선 달러매수에 나섰고, 계절적으로도 겨울엔 정유 및 가스 관련 공기업의 달러매수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최근 독일과 미국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점도 숏커버의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다만 1060원대 중후반에선 여전히 매물도 많은 분위기다. 원·달러가 1070원을 넘어가기 힘든 이유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마감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1064.3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62.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6.5원으로 외환당국이 환시에 개입했던 8일(11.1원) 이후 가장 컸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6.39원 오른 964.9원를 기록했다. 이는 구랍 19일 963.63원 이후 한달만에 처음으로 96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3.8/1064.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1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31포인트(0.25%) 하락한 2515.43을, 코스닥은 14.65포인트(1.63%) 급락한 886.58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677억8500만원어치를 매수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197억55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면서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매수세가 따라 붙었다. 지난번 당국 개입으로 1060원 아래에서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 그러다보니 1060원대 초반에서는 수입 결제업체들이 지체없이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계절적으로도 정유와 가스관련 공기업의 매수요인도 많다. 독일과 미국의 정치적 불안감도 숏커버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반면 수출업체들은 1060원대 중후반에서 매도물량을 내놓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금통위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원일치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통위가 원화쪽 채권이나 환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아시아장에서 달러가 반등한 반면 아시아통화가 약했다. 원화도 강달러에 편승하면서 상승압력을 받았다. 주가도 조정세를 보이면서 지지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식과 달러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연초라 그런지 변동성이 크다. 1070원을 넘어서면 네고가 나올 듯해 당분간 1060원대 중후반 정도 움직임을 예상한다”며 “하루 앞으로 다가온 금통위도 총재 코멘트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 다만 원론적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환시에 미칠 영향은 크게 없을 듯 싶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1엔(0.01%) 떨어진 110.80엔을, 유로·달러는 0.0033달러(0.27%) 오른 1.2243달러를 기록 중이다.